2016년 고위급정치포럼(HLPF)에서 무슨 일이?

-시민사회 아웃리치 참가자들이 직접 말하는 HLPF 이모저모

 



지난 7월 11일부터 20일까지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에 대한 글로벌 수준의 이행점검 및 평가체계인 고위급정치포럼(High Level Political Forum, 이하 HLPF)이 개최되었다. HLPF는 2012년 리우 환경개발회의 이후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매년 열리는 포럼이지만[1] 올해는 특별히 2030 지속가능발전의제 채택 이후 처음으로 정부 대표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지난 1년여 간의 진전을 돌아보고,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의 방식을 논의하는 장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한국 시민사회 아웃리치 팀의 일원으로 포럼에 참석했던 한국월드비전 강혜빈 대리와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이하 KoFID) 문도운 간사의 솔직한 수다를 통해 이번 포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들어가면서


(혜빈) HLPF가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 주말을 포함해 열흘이나 되는 회의 기간이 길 것 같았는데, 1,500여명의 참가자가 모여 18개 공식세션과 230여 개 사이드이벤트를 통해 다양하고 복합적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22개국 자발적 평가 보고를 포함한 장관급 회의까지 진행하자니 하루하루 꽉 들어찬 느낌이었어요.

(도운) 맞아요. 8일의 회의 기간 동안 정말 많은 논의가 진행됐어요.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보고 듣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보의 양이 방대했죠. 그 많은 이야기 중 우리가 특별히 눈여겨볼만한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혜빈 대리님에게는 개인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가장 와 닿았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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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1 HLPF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세션의 모습   ⓒiisd reporting service

 


Ensuring that no one is left behind


(혜빈) 올해 포럼의 주제는 ‘Ensuring that no one is left behind’였죠.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발전이라는 말은 의제 채택 이전부터 질리게 들었던 문구라 이제는 식상하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도 사실인데요. 공식 세션의 구성과 사이드이벤트의 주제들을 보면 군소도서개도국 또는 분쟁이나 분쟁 후 상황에 놓인 국가들에 대한 세션을 따로 비중 있게 마련하는 등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참석한 사이드이벤트 중에서는 인도적 위기상황에서의 아동 교육권에 관한 세션이 있었고, 남아시아의 달릿[2]여성 등 신분이나 태생에 따라 사회적 취약성을 가지는 집단에 대한 포용성을 논의하는 세션도 있었네요.


[표 1] HLPF 공식세션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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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운) 맞아요. 우리가 소외시키지 않아야 할 사람(“one”)이 누구인지, 어떻게 소외시키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수반하지 않고 모두가 쉽게  “leave no one behind”를 내뱉는 것 같아 질릴 만도 했어요. 긍정적인 점은 선주민, 장애, 여성, 아동과 청년 그룹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포용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발표했다는 것이에요. 공통적으로 각 취약계층을 개발의 대상이 아닌 정책의 기획, 실행, 모니터링, 평가 전 단계에 걸친 권리 보유자(right-holder)이자 파트너로서 인식하는 것이 포용성 제고의 기본 전제로서 제시되었어요. 그리고 “leave no one behind”의 실현을 위해서는 지금 현재 소외되고 취약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데이터를 취합하고 세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특히 선주민, 장애와 같은 각 분야 안에서도 늘 아동과 여성은 더 소외되어 있다는 점이 여러 번 지적되었어요. 우리가 뭉뚱그려 취약계층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안에도 더욱 소외된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어떻게 이런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취약성을 파악하고 제도를 정비해 나갈 것인가가 앞으로 15년간의 큰 과제로 남아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취약성 분석과 제도 개선의 중심에 두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과제죠.

 

(혜빈)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논의를 여성과 소녀의 자력화 맥락에서 이야기하는 세션이 있었는데, 아동청소년 그룹에서 이런 발언을 했어요. “변화는 우리가 여성과 소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이야기 할 때 시작될 것입니다(Change will start when we start to talk more with women and youth, not about them).” 최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라고 하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그룹으로 묶고, 대상화시켜 그들의 권리를 어떻게 신장할 것인가 수없이 논의하지만, 정작 그들 스스로 자신의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결정할 기회가 있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말이었어요.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발전은 뒤쳐진 사람들을 이고지고, 그것도 모자라 질질 끌고 달리는 모양새가 되어서는 안되겠죠. 뒤에 남겨진 이들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그들이 자기 힘으로 일어나서 뛸 수 있도록 경기의 흐름을 다잡는 것, 그 거대한 작업은 결국 그들을 이 논의의 자리로 데리고 와서함께이야기하는 데 핵심이 있지 않을까요.

 

(도운) 저는 이번 회의 기간 동안 절차적인 면에서 HLPF가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포용하고 함께 대화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특히 장애그룹의 활동이 두드러졌는데, 많은 세션에서 활발하게 의견 발표를 하고 논의를 주도했죠. 보통 회의 중계를 할 때 옆에 조그맣게 수화 화면이 나오는 것은 볼 수 있지만, 수화로 발표를 하고 이를 통역사가 청중에게 전달해주는 것은 보기가 쉽지 않잖아요? 이번 HLPF에서는 모든 청중이 숨을 죽이고 수화로 진행되는 발표를 지켜본 후 통역사에게 영어로 내용을 전달받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었어요. 저에게는 생소한 장면이어서 좋은 인상을 받았죠. 그렇지만 통역자나 설비가 유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준비해야 해서 여전히 참여에 제약이 있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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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화를 사용해 본회의 세션 중 발표하고 있는 참가자의 모습    ⓒiisd reporting service


 

(혜빈) MGoS[3]라고 불리는 주요그룹과 기타 이해관계자 앞으로 12석이 배정되어 있고, 각 라운드테이블 마다 발표자의 발표 이후 발언 기회를 각국대표단이 아닌 MGoS에게 먼저 주었잖아요. 공식적인 채널을 마련해 지속가능한 발전 논의에 보다 넓고 다양한 사회집단의 참여를 확보하고자 했던 유엔환경회의의 전통이 SDGs에도 적용되고 있고, 여성과 아동 및 청년, 선주민 그룹을 주요하게 고려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물론 1500여명의 시민사회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MGoS를 규정하는 것이 오히려 시민사회의 다양성과 참여 기회를 통제한다는 불만을 제기한 참여자들도 있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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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운드테이블 세션 진행 중 MGoS를 위해 마련된 12개의 좌석   ⓒiisd reporting 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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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을 함께 제공하는 생중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이 동원되었다.  © 강혜빈

 


국별 자발적 평가(Voluntary National Review, VNR) 이모저모


(도운) 이번 HLPF 5일간 주제별 전문가 토의를 거친 후 3일간 장관급 회가 이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어요. 특히 장관급 회의 기간에는 총 22개 국가가 자발적으로  자국의 SDGs 이행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하는 5개 국별 자발적 평가(Voluntary National Review, VNR) 세션이 열렸어요. 처음 4개의 세션에서는 여러 국가가 그룹으로 발표를 했고, 마지막 다섯 번째 세션에서는 중국, 콜롬비아, 이집트, 프랑스, 한국, 베네수엘라가 개별 발표 후 국가별로 유엔회원국으로부터 2개의 질문, 주요그룹 및 이해관계자로부터 1개의 질문을 받았어요. 나름대로 SDGs 이행 준비에 있어 다른 국가에 비해 논의가 많이 진전된 나라들에서 이렇게 개별 발표 방식을 선택한 것 같았어요. SDGs 수립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던 콜롬비아가 SDGs 이행을 위한 고위급 부처간 위원회를 수립하고 SDGs를 국가 계획 및 예산에 통합하고 있다고 밝혔고, 프랑스는 총리가 주재하는 고위 각료급회의를 통해 준비한 국가보고서를 토대로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행 계획을 중심으로 한 SDGs 이행 계획을 발표했어요.

 

(혜빈) 한국이 국별 자발적 평가 보고서를 발표한 날, 한국 시민사회 참가자중에 도운 간사님이 유일하게 뉴욕에 남아있었잖아요. 직접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한국 정부는 어떤 내용을 발표했나요?

(도운) 한국은 국내적으로 제3차 지속가능발전계획, 140 국정과제와 3개년 경제혁신 계획 등 SDGs 이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갖추었고 국제적으로는 개발협력구상[4], 코리아에이드를 통해 SDGs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이에 대해 제가 시민사회측 발언자로서 한국의 보고서는 SDGs와 실질적 연관성이 없는 기존의 정책들을 단순히 나열하고 있고 시민사회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후 향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범부처간 조정체계와 시민사회 참여 제도를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를 질문했어요. 정부에서는 각 부처 내 인지 정도가 달라 외교부와 환경부 주도로 다른 부처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앞으로 시민사회 참여를 위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답변했어요.[5]

 

(혜빈) 22개 국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가 있다면요?

(도운)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노르웨이에서 국무총리가 직접 참석해 국가보고서를 발표한 것이 기억에 남아요. 회의 이름은 고위급정치포럼이지만 실제로는 장관급이 참석하지 않은 국가가 많았거든요. 우리나라로 치면 대통령이 참석한 것과 같으니 정말 고위급의 정치적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노르웨이를 비롯해 사회 발전 정도가 높은 나라들에서 겸손한 태도로 자국의 국내적 해결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기후변화와 같이 국경을 초월한 환경문제 등에 대해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인 것이 인상 깊었어요. 시민사회 참여와 관련해서도 노르웨이, 핀란드 독일, 스위스 등은 정부 대표단에 이해관계자를 포함하고 있어서 정부 인사의 발표에 이어 시민사회가 직접 국가보고서를 발표하고 질문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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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별 자발적 평가 세션 진행 모습. 가운데 여성이 노르웨이의 국무총리이다.  ⓒiisd reporting service

 

 

HLPF 2016 이후의 글로벌 검토 및 평가 전망은


(혜빈) 금번 HLPF 결과문서는 장관급 선언문의 형태로 채택되었어요. Leave No One Behind와 같은 SDGs의 주요 원칙을 재확인하고 SDGs 이행을 위한 유엔차원의 노력을 환영하는 한편 시민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일반적인 내용의 선언문이에요. 구체적인 결정사항으로는, 매년 개최될 HLPF의 기초자료가 될 두 가지 보고서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지속가능발전목표 성과보고서(SDGs Progress Report)로 글로벌 지표 프레임워크를 통해 각국과 대륙별 데이터를 보여주는 연간보고서이고, 또 다른 보고서는 글로벌지속가능발전보고서(Global Sustainable Development Report)로 매 4년마다 발행되며, 이를 위해 15인으로 구성된 과학자 그룹이 올해 말부터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합니다. 포럼 세션 중에도 과학과 정책의 연계(Science-policy interface)라는 말은 계속해서 언급되었는데, 정책의 성과나 효과성을 측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과학적이고 분석적이며 증거기반의 정책입안을 하도록 하는 것이 SDGs 이행평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결과문서는 지난 7 29일 있었던 총회에서 채택되었는데요, 이 때 SDGs 전 목표에 대한 검토 사이클이 되는 4년 동안의 HLPF 주제와 관련목표들도 함께 확정되었습니다. 이를 살펴보면 SDGs 목표가 가진 경제-사회-환경의 다차원적인 면과 목표 간 상호연관성을 볼 수 있어요.



[ 2] HLPF 주제와 관련목표(2017-2019)


 

주제

관련목표

2017

Eradicating poverty and promoting prosperity in a changing world (변화화는 세계 속에서의 빈곤 종식과 번영 추구)

1,2,3,5,9,14

2018

Transformation towards sustainable and resilient societies (지속가능하고 회복력있는 사회로의 변혁)

6,7,11,12,15

2019

Empowering people and ensuring inclusiveness and equality (시민의 자력화와  포용성 및 평등의 확보)

4,8,10,13,16

 

 

시민사회의 참여와 평가를 말한다


(도운) HLPF는 국가간 정상급 회담이 아닌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공동의 포럼의 형식을 띠고 있어요. 기존에 매년 9월에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할 때는 필요한 모든 서류를 갖춰도 회의장으로 들어가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HLPF 논의의 장이 시민사회에게 열려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어요. 매 세션에는 유엔 기구나 정부 대표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측 발표자도 여럿 포함되어 있었고 거의 모든 세션에 시민사회의 발언 기회가 보장되어 조금 더 실질적이고 균형잡인 논의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발언 시간이 짧고 양방향 토론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한계가 있었고, 일부 세션에서는 시간의 제약이나 진행자의 판단에 따라 시민사회에서 발언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문제시되었어요.


(혜빈) 마지막 날에는 280여개 국제시민사회가 공동으로 작성한 서한을 ECOSOC의장에게 제출했죠. 이 문건에 SDGs 시민넷[6]을 주축으로 한 한국 시민사회도 참여했는데요, 앞으로의 HLPF에 대해 다음의 세 가지 제언을 담고 있어요. 첫째, 주제별 라운드테이블부터 시작하는 현재의 회의구성과는 반대로 장관급 회의부터 시작하여 국별 평가와 장관급 선언문 채택 후에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해 참여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둘째, 회의는 대화와 토론 형식으로 진행해야 하고, 회원국의 국별 평가에 MGoS의 참여를 포함하여 더 많은 시간이 주어져야 하며, 시각장애인용 자막, 국제수화통역 등 보다 포괄적인 접근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 VNR의 절차가 보다 포용적, 참여적, 효과적이 될 수 있도록 하며, 병행보고서 등 다양한 출처의 자료들을 보조자료로 이용가능 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UN 사무국은 4년 주기의 VNR을 회원국에 제안하고 이에 대한 핵심역할을 국회가 맡도록 해야 하며, HLPF에서는 이해관계당사자들과 함께 참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한다. 참여를 증진하는 이슈는 늘 강조되고 있지만, 시민사회 차원에서는 역시 회의의 구성, 방식, 국별 평가 세 차원에서 지금보다 양적, 질적으로 참여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도운) 서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시민사회 참여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장관급 선언문 초안이 미리 공개되었지만 채택은 정부간 협의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시민사회의 개입 여지가 거의 없었다는 평가가 있었어요. 국별 자발적 평가(VNR) 참여국의 국가보고서(national report)와 함께 시민사회의 보고서(shadow report 또는 spotlight report)가 쏟아져 나왔지만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못했죠. 시민사회가 아직 정부와 대등한 수준의 참여자로 인식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여요.

 

 

HLPF 2016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도운) “진정한 변혁은 다음 기회를 기대하세요!” 아직 SDGs 채택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많은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요. 그렇지만 2030년까지의 변혁이라는 SDGs의 큰 목표가 무색할 정도로 각 국가에서는 기존에 하던 일들을 SDGs 언어에 맞추어 발표하는 것에 그쳤어요. 새롭고 추가적인 노력 없이 늘 하던 일(Business as usual)을 하고 있는 것이죠. 지금 우리가 봉착해 있는 세계의 복합적인 위기는 기존에 늘 하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요. 그래서 새로운 변혁을 모색하기 위해 그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유엔 회원국들이 SDGs 채택에 합의했잖아요. 이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혜빈) “반의 반의 반의 반 걸음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게 맞을거야.” 회의기간 중에 프랑스 니스에서 테러가 발생했고, 그 소식이 전해진 날 아침에는 좌장과 패널들이 저마다 추도와 유감의 말로 발언을 시작하는 등 침울한 분위기였어요. 세상을 변혁시키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회의에서 우리는 하루 종일 앉아서 평화와 협력을 이야기하지만, 넘치는 말과 약속만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있을까 하는 무력감마저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그 날의 일정에는 조금도 차질이 없었고, 포럼은 마지막 날까지 잘 진행되었죠. 너무 극단적인 사례를 들었는데, 이행과 궁극적인 변혁의 길이 그만큼 멀어보이는 게 사실이에요. 아직 부처별 이행을 위한 체계 정비도 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아도, 조금의 진전도 없고, 때로는 오히려 후퇴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는데요. 현재의 상황이나 단기간의 성과에 비관할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고 대화하고, 더 나은 방법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합니다. 아직 실행 이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았고, 이행과 평가를 위한 국가별, 대륙별, 글로벌 차원의 체계가 자리를 잡기까지 또 얼마간의 시간이 걸릴 테지만, 각국의 SDGs 이행과정 속에서 이번 포럼을 통해 도출된 과제들을 차근히 풀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돌아봤을 때 그 때는 정말 중요한 시기였고, 전 세계는 인류가 처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 지속가능성을 선택하는 결정을 했구나.”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죠. 있을까? 반드시 있어야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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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본부 앞에서 HLPF 2016 아웃리치 팀

(왼쪽부터 한국인권재단 이성훈 이사, KoFID 문도운 간사한국월드비전 강혜빈 대리,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남수정 과장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 손혁상 교수 이성훈


 

마치며: 시민사회의 향후 과제


(도운) 정부도 아직 준비가 잘 되어있지 않지만 시민사회가 준비할 일도 만만치 않아요. 시민사회에서도시민사회의 참여에 대해 조금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저 역시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국별 평가 Q&A 시간에 시민사회의 참여 메커니즘 수립을 요구했지만 제가 속한 시민사회의 네트워크에 정말 시민들의 목소리, 현지 주민과 국내 지역 주민들, 취약계층 당사자의 목소리가 담겨있는지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자신이 없어요. 소수의 시민사회 전문가가 아니라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표해서 데이터와 분명한 전략, 구체적 대안을 가지고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시민사회 역시 노력을 거듭해야 해요.

 

(혜빈) 앞으로 매년 있을 HLPF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준의 모니터링 및 평가가 이루어질 테니, 이 체계가 정교화 되는 과정 속에 시민사회 참여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겠죠. 매년 지속가능발전목표 성과보고서의 발행에 맞춰 시민사회 측의 별도 보고서를 자료로 제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증거기반의 평가가 강조되는 현재의 맥락 속에서 시민사회가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고, 정부에게 요구하는 것만큼의 책무성과 투명성을 갖추는 것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속가능발전의제가 갖는 보편성은 시민사회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니까요

 



기사 입력 일자: 2016-08-30




작성: 강혜빈 한국월드비전 옹호팀 대리 / haebin_gahng@worldvision.or.kr

      문도운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 간사 / dounmoon@gmail.com


 

 

 

<참고자료>

 

2016 HLPF 공식 웹사이트

https://sustainabledevelopment.un.org/hlpf/2016

 

2016 HLPF 결과문서(장관급 선언문)

http://www.un.org/ga/search/view_doc.asp?symbol=E/HLS/2016/1&Lang=E

 

IISD Reporting Service – HLPF 2016

http://www.iisd.ca/hlpf/2016/about.html

 

Letter from CSOs to ECOSOC President on High Level Political Forum (HLPF) 2016

https://www.amnesty.org/en/documents/ior51/4489/2016/en/

 

유엔 SDGs 국가 평가보고서 초안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 SDGs 네트워크 입장 (2016. 7. 1)

https://drive.google.com/file/d/0B9qSbNcIqgz8ZEsxVjQ1RHhiQ1U/view?usp=sharing

 

한국정부 국별 자발적 평가 공식 웹페이지(HLPF)

https://sustainabledevelopment.un.org/hlpf/2016/republicofkorea

 

한국정부 국별 자발적 평가 Q&A 순서 시민사회 발언문

https://docs.google.com/document/d/1OX-sorX4RFEYXCZXAYDKxNfWlK5qZXjHGspodiY4gRE/edit

 

HLPF 세션별 요약 내용 HLPF 보고회 자료 열람 링크

https://goo.gl/0aQBIv

 



[1] UN경제사회이사회(ECOSOC)이 매년 주관하며, 4년 주기로 UN 총회 주관의 HLPF로 진행한다. 다음 번 총회주관 HLPF 2019년에 열린다.


[2] 불가촉 천민. 인도의 전통 카스트 제도에서 최하층에 속하는 계급으로 오랜 사회적 차별을 받아왔다


[3] 주요그룹이란 1992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한 의제21 통해 공식적 참여 주체로 공인된 9 그룹으로서 여성, 아동과 청년, 원주민, 시민사회(NGO), 지방정부, 노동조합, 기업, 과학기술, 농민으로 구성되어 있다.


[4] 2015 9 한국 정부가 유엔총회를 계기로 공약한 Better Life for Girls(2016-2020), Safe Life for All(2016-2020), Science, Technology and Innovation[STI] for Better Life(2016-2020), New Rural Development Paradigm(2016-2020) 등의 이니셔티브를 말한다.

[5] 한국의 국별 자발적 평가 보고서와 시민사회의 대응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OWL 114] 자발적 국별 평가(Voluntary National Review, VNR) 통해 한국의 SDGs 이행현황과 시민사회의 대응(http://www.odawatch.net/470777) 기사를 참조

[6] 한국 시민사회 SDGs 네트워크. 환경, 젠더, 거버넌스, 국제개발협력, 경제, 장애, 아동 다양한 분야의 시민단체가 모여 SDGs 국내이행에 대해 논의하고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6 6월에 출범하였다